“달콤한 향 뒤 숨은 중독”…질병청, 가향담배 위험성 경고

백광진 기자

등록 2026-05-26 15:37

질병관리청이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청소년과 젊은층의 흡연 시작을 유도하는 가향담배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관련 인식 개선에 나섰다.


가향담배의 종류

질병관리청은 31일 제39회 ‘세계 금연의 날(World No Tobacco Day)’을 맞아 가향담배의 위험성을 알리는 카드뉴스를 배포한다고 밝혔다. 올해 세계보건기구(WHO) 금연의 날 주제는 ‘매력의 가면을 벗겨라(Unmask the Appeal)-니코틴과 담배 중독 대응’으로, 다양한 맛과 향으로 청소년층 흡연을 유도하는 가향담배 문제를 집중 조명했다.


가향담배는 멘톨과 과일, 초콜릿 등 특정 맛과 향이 나도록 제조된 담배를 말한다. 액상형 전자담배 액상에 향을 첨가하거나 담배 필터에 캡슐을 삽입하는 방식 등이 대표적이다.


질병청은 가향담배가 일반 담배의 쓴맛과 매캐한 냄새, 목 자극을 줄여 상대적으로 덜 해로운 제품처럼 인식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특히 청소년과 젊은층이 흡연에 쉽게 접근하도록 만들고, 반복 사용을 통해 결국 니코틴 중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실제 제6차 청소년건강패널조사(2024년) 결과에 따르면 국내 청소년 흡연 경험자 가운데 77.3%가 처음 담배를 사용할 때 가향담배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액상형 전자담배로 흡연을 시작한 경우 가향담배 사용률은 86.3%에 달했으며, 여학생은 88.8%로 더 높았다.


연구 결과도 가향담배의 중독 위험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연세대 김희진 교수 연구팀의 ‘가향담배 사용현황 및 건강영향 연구’(2022)에 따르면 가향담배로 흡연을 시도한 경우 현재 흡연 상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비가향담배보다 1.4배 높았다. 흡연을 지속할 가능성은 10.9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외 연구에서도 향이 첨가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는 2년 후 금연에 실패할 가능성이 비가향 제품 사용자보다 1.9배 높게 나타났다.


질병청은 가향성분이 담배 유해성을 줄이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향료와 당류 등이 전자담배 기기를 통해 가열돼 에어로졸 형태로 폐에 흡입될 경우 호흡기 질환 등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가향담배 시장은 국내에서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서울대 조성일 교수 연구팀 조사에 따르면 국내 가향담배 시장 점유율은 2014년 14.0%에서 2023년 46.5%까지 증가했다. 브라질과 캐나다 등 일부 국가는 담배 내 가향 첨가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질병청은 흡연으로 인해 폐암과 두경부암 등 각종 질환이 발생하면서 연간 약 7만 명이 사망하고, 사회경제적 비용은 약 15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가향담배가 장기적으로 흡연 인구 유입을 확대해 사회적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가향담배는 덜 해로운 담배가 아니며 청소년과 청년층 흡연의 관문이 되고 장기적으로 중독을 유발할 수 있다”며 “세계 금연의 날 카드뉴스가 가향담배의 위험성을 알리고 담배 없는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가향담배 카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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