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기아가 탑승객이 차 안에 있는 상태에서도 실내 전체를 실시간으로 살균·탈취할 수 있는 'Far-UVC' 기반 신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플라즈마 케어 UVC 작동 그래픽
두 회사가 공개한 '플라즈마 케어 UVC'는 기존 살균 기술의 한계를 정면으로 돌파한 결과물이다. 기존 자외선 살균 장치는 255~280nm 파장대의 UVC 빛을 LED로 구현하는 방식으로, 살균력은 뛰어나지만 피부와 눈에 직접 닿을 경우 유해할 수 있어 사람이 없는 밀폐 공간의 소물건 살균에만 사용이 제한됐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현대차·기아가 주목한 것이 200~230nm 대역의 Far-UVC(원자외선)다. 이 파장대의 빛은 고에너지로 강력한 살균 효과를 내면서도 투과성이 낮아 인체 피부 각질층 표면에만 머물고 체내로 침투하지 않는다. 반면 별도의 보호층이 없는 세균·바이러스에 대해서는 세포 내부까지 도달해 DNA 구조를 파괴한다. 이미 국내외 병원·학교·기업 등에 설치돼 인체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된 기술이다.
핵심은 이 Far-UVC를 자동차 환경에 맞게 재설계했다는 점이다. LED로는 구현이 어려운 해당 파장대를 플라즈마 램프 방식으로 실현했으며, 차량 내 전장부품과의 간섭을 배제하고 탑승자와의 근접 거리에 대응하는 정밀한 전력·안전 설계를 적용했다. 또 주행 중 진동과 온도 변화 등 열악한 환경을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을 확보하면서 차량 탑재가 가능한 수준으로 소형화하는 데 성공했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Far-UVC 파장만 통과시키는 특수 광학 필터를 이중으로 덧씌워 안전성도 추가로 강화했다.
성능 검증은 외부 공인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단계적으로 이뤄졌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이 차량 실내를 모사한 8㎥ 챔버에서 진행한 평가에서 가동 30분 만에 공중 부유 바이러스를 96.8% 저감시키는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학교 농생명과학창업지원센터와의 공동 연구에서는 폐렴균에 Far-UVC를 30초 조사하자 99.9%가 사멸했고, 60초 이상 노출 시 완전 사멸이 확인됐다. 가장 최근인 올해 3월에는 한국자동차연구원(KATECH)과 기아 PV5 실차에 직접 적용해 평가한 결과, 700㎜ 거리에서 40분 조사 후 대장균 99.9% 사멸 효과를 입증했다.
살균 외에 탈취 효과도 부수적으로 따라온다. 세균과 미생물이 증식하며 내뿜는 냄새 유발 물질을 살균 과정에서 함께 제거해 차량 실내 공기 쾌적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현대차·기아는 이 기술을 기아 PV5에 시범 적용하고, 어린이 통학 차량·과일 판매 차량 등 다양한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환경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담은 영상도 함께 공개했다.
MSV내장설계2팀 장한주 책임연구원은 "플라즈마 케어 UVC는 밀폐 공간에서만 작동하던 기존 방식을 뛰어넘어, 탑승자가 있는 개방된 실내에서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된 기술"이라며 "자율주행과 목적 기반 차량 등 다양한 미래 모빌리티 환경에서 쾌적한 이동 경험을 제공하는 위생 솔루션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기아는 추가 검증과 국제 안전 기준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실차 적용 방안을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다.
백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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