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반도체 시대 전력난 해법으로 '에너지 고속도로' 구상

백광진 기자

등록 2026-09-03 11:27

경기도는 9월 3일 반도체 클러스터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등 거대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방안으로 고속도로 인프라를 활용한 '경기도 에너지 고속도로' 구상을 발표했다.


경기도, 반도체 시대 전력난 해법으로 '에너지 고속도로' 구상

경기도는 전국 전력 소비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 소비지이자 지난 10년간 전력자립도를 29.6%에서 62.5%까지 끌어올린 지역이다. 하지만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이 가동되는 2050년에는 전력 수요가 현재의 두 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어 전력망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 날 경기연구원은 송전망 건설의 병목 현상을 해결할 대안으로 도내 840km에 달하는 고속도로를 제시했다. 고속도로 부지를 활용하면 송배전망 구축 시 부지 매입이나 주민 갈등 없이 최단 경로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는 고속도로변을 따라 송배전망을 구축하고 휴게소마다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설치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낮에 생산된 태양광 전력을 저장했다가 밤에 방전함으로써 배전선로의 계통 접속 여유를 늘리고, 대규모 송전망 완공 전까지 전력난의 숨통을 틔울 수 있다.


또한 고속도로 비탈면과 성토부 등 유휴부지 자체를 태양광 발전소로 활용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김점산 선임연구위원은 '경기도의 태양광 잠재량은 현재 보급량의 스무 배가 넘는 57.7GW에 달한다'며, '고속도로 유휴부지에서만 연간 773G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업의 실현을 위해서는 경기도와 한국도로공사, 한국전력공사의 다자간 협력이 필수적이다. 경기도는 계획 총괄과 지원을 담당하고, 한국도로공사는 부지와 관로를 제공하며, 한국전력공사는 송전 병목 완화를 위한 계통 연계를 맡는 구조다.


특히 주민이 사업비의 4% 이상을 투자하는 주민참여형 모델을 도입해 발전 수익을 배당함으로써 주민 수용성 문제도 함께 해결할 방침이다. 이는 이격거리 규제 적용을 받지 않아 사업 추진에 유리하다.


이와 관련해 김점산 선임연구위원은 '서화성 집전 피더망을 선도 시범사업으로 먼저 추진하고, 그 성과를 토대로 고속도로 송배전망과 휴게소 저장장치 모델을 전국으로 확산할 것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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