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반도체 대기업의 공정수 방류와 관련해 농업용수 보호를 위한 관리기준 마련에 나섰다. 경기도는 5일 이천 SK하이닉스 방류수 유입 하천의 염소 및 황산이온 농도가 유엔식량농업기구(FAO) 권고치보다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경기도, 반도체 방류수 수질 기준 마련 촉구…'염소·황산이온 FAO 권고치 초과'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은 추미애 도지사의 지시에 따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가동이 고삼저수지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기 위해 이와 유사한 공정을 가진 이천 SK하이닉스 인근 죽당천의 수질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한천과 고삼저수지는 현재 농업용수 기준에 적합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죽당천의 수질을 분석한 결과 염소이온과 황산이온 농도는 방류수의 영향을 받지 않는 인근 복하천보다 높게 측정됐다. 특히 하천 하류로 갈수록 농도가 낮아지기는 했으나, 방류구 인근에서 채취한 시료는 FAO의 관개용수 평가 지침상 권고 범위를 초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FAO는 염소이온 농도가 355mg/L를 넘을 경우 민감한 작물의 생육에 '심한 제한'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한 황산이온은 0~960mg/L 수준의 통상 범위를 벗어날 경우 토양 내 염류 축적과 작물의 양분 활용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
문희천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장 직무대리는 “이천 SK하이닉스와 동일한 수준의 염소·황산이온이 내년 2월부터 고삼저수지로 유입된다면 이에 대비한 연구와 실효적인 방류수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며 “계속해서 이 지역에 대한 수질을 조사해 최적의 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기초자료를 충실히 제공하겠다”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는 먹는 물에 대한 염소 및 황산이온 기준은 존재하지만 하천·호소를 농업용수로 사용할 경우에 대한 별도의 기준은 없다. 이에 경기도는 농업용수 보호를 위해 정부에 조속한 관리기준 마련을 건의하고 관련 기업에도 대책 수립을 요구하고 있다.
도는 앞서 8월 13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용인 SK하이닉스에 대해 기존보다 강화된 환경영향평가 협의기준을 적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염소 및 황산이온에 대한 허가배출기준 설정도 함께 건의하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진행할 계획이다.
추미애 도지사는 그동안 반도체 클러스터의 공정수 방류 최소화와 재이용률 제고를 위해 행정지도를 이어왔다. 추 지사는 “대만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처럼 공정수 재사용률을 대폭 높여야 한다”며 “공공이 용수를 공급하는 만큼 기업도 폐수 감축과 재이용 기술 개발·투자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