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5차 발사 성공…초소형군집위성 5기 모두 교신 완료

백광진 기자

등록 2026-10-08 08:42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5차 발사에서 초소형군집위성 5기를 목표 궤도에 안착시키고 모두 지상국과의 초기 교신에 성공하며 국내 위성 양산과 군집운영 기술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이 7일(수)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 5차 발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우주항공청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7일 낮 12시 25분 발사된 누리호에 탑재된 초소형군집위성 2~6호가 이날 오후 6시까지 국내외 지상국과 양방향 통신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동일한 임무를 수행하는 국가위성 5기를 한 번에 발사해 모두 교신에 성공한 것은 국내 최초다.


이번 발사는 누리호의 우주수송 능력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여러 위성을 하나의 체계로 운영하는 군집위성 기술을 검증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다수 위성을 순차적으로 궤도에 투입하고 제한된 교신시간에 개별 위성의 상태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누리호는 발사 이후 예정된 비행 절차를 정상적으로 수행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비행 과정에서 확보한 원격측정자료를 분석한 결과, 1·2·3단 엔진 연소와 페어링 분리, 목표 고도 도달 등 주요 비행 단계가 계획대로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위성 분리 과정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누리호는 주탑재위성인 초소형군집위성 5기와 부탑재 큐브위성 9기 등 총 14기를 목표 궤도에 투입했다. 발사체의 비행 성능뿐 아니라 다수 위성을 운송하고 분리하는 능력까지 검증한 셈이다.


이번 발사에서는 여러 위성을 안전하게 분리하기 위한 기술도 새롭게 적용됐다. 군집위성 분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충격을 줄이는 장치를 도입하고, 위성들이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분리 순서와 절차를 설계해 안정적인 궤도 투입을 뒷받침했다.


발사 이후 가장 먼저 지상국과 연결된 위성은 초소형군집위성 6호였다. 6호는 오후 1시 8분께 남극 세종기지 지상국을 통해 첫 교신을 마쳤다. 이후 다른 위성들도 지구를 돌며 지상국의 통신 가능 범위에 진입하는 순서에 따라 교신을 이어갔다.


오후 2시 42분께에는 4호가 남극 세종기지와 통신했고, 오후 3시 27분께 3호는 북극 스발바르 지상국과 연결됐다. 이어 오후 4시 18분께 2호, 오후 5시 52분께 5호가 각각 남극 세종기지와 양방향 교신에 성공하면서 5기 전체의 초기 통신이 완료됐다.


초기 교신에는 대전 항우연 지상국과 남극 세종기지, 북극 스발바르 지상국 등이 활용됐다. 서로 다른 지역에 위치한 지상국을 연계해 위성별 통신 기회를 확보하고, 짧은 교신 가능 시간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는 방식으로 운영이 이뤄졌다.


각 위성의 기본 작동 상태도 정상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상국에서는 5기 모두의 고유 식별정보와 원격측정자료를 확보했으며, 위성들이 지상에서 전송한 명령에 정상적으로 반응하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태양전지판 전개 여부와 전력 생산 상태, 위성 내부 온도, 자세 상태 등 초기 운영에 필수적인 항목에서 전반적으로 양호한 결과가 나왔다. 이는 위성들이 궤도 진입 이후 기본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초기 점검 결과다.


우주항공청과 KAIST는 이 같은 교신 및 상태점검 결과를 토대로 초소형군집위성 5기의 발사와 궤도 투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발사 직후의 통신 확인 단계를 넘어 위성별 장비와 임무 수행 능력을 점검하는 초기 운영에 들어갔다.


앞으로는 각 위성의 본체와 광학 탑재체를 비롯해 통신장비, 자세제어계 등 주요 시스템을 세부적으로 검사한다. 실제 지구관측에 필요한 시험영상을 촬영하고 지상에서 수신하는 절차도 진행할 예정이다.


시험영상 확보 이후에는 궤도상 성능시험과 영상 품질 검증이 이어진다. 위성별 장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관측자료의 품질이 임무 수행 기준에 부합하는지 확인한 뒤 기존 위성과 연계한 군집 지구관측 임무에 본격 투입할 계획이다.


초소형군집위성 사업은 다수의 소형 위성을 활용해 지구를 관측하는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국가 우주개발 사업이다. 여러 위성이 동일한 임무를 분담하면 관측 기회를 확대할 수 있어 국가안보와 재난·재해 대응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업 개발은 우주항공청의 지원을 받아 KAIST 인공위성연구소가 총괄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국내 위성 전문기업 쎄트렉아이 등 산학연 기관들이 참여해 위성 제작부터 운용과 관측자료 활용에 이르는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개발 범위는 우주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위성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여러 위성을 동시에 관제하고 데이터를 수신하기 위한 지상시스템은 물론, 관측영상의 위치와 품질을 보정하고 실제 활용으로 연결하는 영상 검보정·활용시스템도 함께 구축하고 있다.


이번 성과는 위성 제작 능력과 더불어 군집운영에 필요한 지상 관제 역량을 확인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각 위성의 궤도를 구분하고 교신 가능 시간을 계산해 위성별 명령 전송과 상태점검을 수행하는 과정이 실제 우주환경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다.


한편 누리호에 함께 실린 부탑재위성 9기 가운데 8기도 지상국과의 교신을 마쳤다. 교신이 확인된 위성은 국산소자부품 우주검증 플랫폼 2호, 슬레지, 지비샛, 율리시스, 에스디원샛, 비-1012, 잭-007, 시피샛이다.


나머지 부탑재위성인 대전광역시의 대전샛 1호는 7일 발표 시점까지 교신을 시도하고 있는 상태다. 우주항공청은 부탑재위성들의 통신 및 초기 상태를 종합적으로 확인한 뒤 오는 13일 관련 결과를 추가로 공개할 예정이다.


누리호의 연속 발사 성공은 국내 우주수송 체계의 신뢰성을 높이는 성과로도 평가된다. 우주항공청은 앞선 4차 발사에 이어 5차 발사까지 성공하면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발사체를 활용해 국가위성을 궤도에 투입하는 능력을 다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민간기업의 발사운용 참여가 확대된 점도 이번 발사의 특징이다. 4차 발사보다 체계종합기업이 담당하는 발사운용 업무의 범위를 넓혀 산업체가 실제 발사 경험을 축적하도록 했으며, 이를 민간 중심의 상업 발사서비스 체계로 전환하는 기반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누리호의 후속 발사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우주항공청은 2027년 하반기 6차 발사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으며, 2032년까지 매년 한 차례 이상 발사를 추진해 발사체의 운용 신뢰성을 높이고 민간 주도의 발사서비스 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다섯 기의 국가위성을 동시에 발사하고 모두 초기 교신에 성공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위성 양산과 군집운영 역량을 확인했다”며 “후속 초기운영과 성능검증도 차질 없이 수행해 국가안보와 재난·재해 대응에 실질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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